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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역사

[나의 역사] 징검다리 휴일

by 와빠 2023. 6. 7.

올해 첫째가 유치원에 갔다

 

사립유치원은 징검다리 휴일을 다 쉰다.

 

덕분에 나는 징검다리 휴일을 다 쉬어야 한다. 앞으로 둘째까지 유치원가면 적어도 4년은 쉬게 되었다.

 

회사에 입사하고 징검다리를 휴일을 이렇게 쉬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나의 회사 역사는 휴일휴일하지 않았다.

 

 

정말 오고 싶었던 회사에는 왔지만 전혀 하기싫은 일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달에 2번 주말근무를 해야한다고 했지만, 와서 보니 실제로는 1번의 주말을 제외하고는 출근해야 했다.

일이 없어도 출근해야 하고, 일이 없어도 앉아 있어야 했다.

징검다리 휴일은 당연히 못쉬었다. 이후에 교대 근무까지 들어가면서 남들 쉴 때 일하는게 당연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날이 훨씬 많았고, 익숙해져버렸었다.

와이프와 연애를 할 때 쯤에는 일하는 게 너무 당연해서 불만이 전혀 없었다. 와이프는 날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허리디스크가 오고 난 부서에서 쫓겨났다. 그러고 흘러흘러 파견을 가게 되고 난 거기서 다른 세상을 알았다.

징검다리 휴일은 당연히 쉬는 것이었다. 근무시간은 딱 채우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얼마 안되었다.

눈치 주는 사람도 없었다. PPT 한장 만들면 잘했다고 칭찬 받았다. 1년동안 해외여행 4번 갔다.

시간이 넘쳤고, 생각할 시간도 많았다. 그렇게 파견은 끝이 나고 있었지만 천국의 맛을 잊지 못했다.

그나마 쓸만했던 나는 그 부서에 남겨졌다. 하지만 사람은 이런 천국에서도 매너리즘을 느끼는 청개구리다.

나도 왜 그랬는지 더 열심히 하고 싶었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할 만한 일이다.

 

 

당시 이슈메이커였던 부서장에게 스카웃당해서 신규사업부 부서로 전배가게 되고, 정말 재미있게 일하고 눈치보지 않고 친하게 지내며 회사생활을 했다. 징검다리 연휴 조율해서 쉬고, 하하 호호 했다. 형님형님했고, 사람들이 좋았지만 회사는 분위기 좋은 부서의 사람들을 한번에 다 갈아치웠다. 나도 다른 길을 가고 싶어졌다. 다른 사업부 인원 요청이 있다고 전화가 와서 손을 번쩍 들고 다 뒤로 하고 와버렸다. 가는 데마다 더 좋아질 줄 알았지만 난 그 후 2년동안 신체적 정신적 모든 면에서 불타버렸다. 

 

어느새 10년차가 되고,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징검다리 연휴에 쉰다고 말하고 커피 한잔 돌리면 되는 "선배"가 되어버렸다. 차곡차곡 쌓아왔지만 결국 내가 회사 생활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건 절대 아니었다. 중간중간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주변 사람들 스트레스 관리 해주는 역할이 되어가고 있었다. 돌아보면 부서를 옮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내가 해야하는 역할을 찾는데 집중하는데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징검다리 연휴 생각하다 결국 회사생활을 돌아봤다. 아 또 쉬고 싶다. 회사생활 정말 ...좋다...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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