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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역사

[나의 역사] 게임 이젠 end..

by 와빠 2023. 5. 24.

1998년 난 컴퓨터가 가지고 싶어졌다. 집에서 매일 키보드 연습을 했다. 키보드는 없다. 공책에 키보드를 그렸다.

그리고 엄마가 보는 앞에서 항상 연습했다. 1년 반 정도 연습했다. 김대중 정권이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 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컴퓨터 가격은 200만원을 넘었다. 짜장면은 2000원 정도였던거 같다.

 

우리집에 저가형 국민 컴퓨터, 현주 컴퓨터가 들어왔다. 16인치 CRT모니터는 뜨끈뜨근 하니 좁은 방의 열기를 채워 내마음도 따뜻했다. 컴퓨터를 키면 우우웅 윙 띠이! 하는 소리가 엄마 아빠 방까지 들렸다. 밤에 컴퓨터 키면 그대로 꽉 소리 나는거였다. 그렇게 99년 중학교 2학년 브루드워가 98년 나왔으니, 몇개월 만에 우리집에 컴퓨터가 생겼었다. 정말 행복했다.

 

 

거슬러 올라가 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때, 일요일에 가던 교회를 가지 않고 집 앞 대학가에 PC방에 돈도 없어서 구경을 갔다. 98년도에 브루드워가 나왔을 때 쯤 PC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시간에 2000원이었다. 구경만 했다. 일주일 용돈이 2000원이었다. 난 스타크래프트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 난 게임을 잘하지 못 했다. 열심히 할 돈도 없었다. 구경가서 어깨너머로 배웠지만 막상 앉으면 머리 속이 하애졌다. 질럿만 뽑다가 항상 졌다.

 

집에서 혼자하는 컴퓨터 게임을 더 열심히 했다. 삼국지6,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 매직3. 지금 악마의 게임이라고 불렸던 그 게임을 1년 정도 집에서 정말 2시간씩 매일 했다. 그때 게임할 때 들었던 임재범, 김장훈 노래는 지금 들어도 게임 화면만 떠오른다. 장수만들기로 삼국무쌍을 만든다. 삼국무쌍은 능력치가 모두 100으로 만들고 한가지 능력만 80에 맞출 수 있는 하나밖에 못 만드는 장수였다. 나는 그때 열심히 읽던 '더 파이팅' 의 '일보'를 장수로 만들어서 후한말 혼란과 간옹들로 가득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2시간씩 했지만 이틀만 하면 천하통일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디아블로2가 2000년에 나왔다. 정품CD를 3만 5천원인가 주고 샀다. 엄마한테 정말 조르고 졸랐다. 그땐 참 그렇게 인터넷이 느렸다. 집에서 베틀넷을 하기 힘들었고, 항상 싱글플레이로 소서리스만 키웠다. 지금 생각하면 게임 정말 못했다. 그냥 하루에 2시간 할 수 있으니 그냥 앉아서 하고 노말 디아블로도 못 죽이고 1년이 갔던 것 같다. 

 

디아블로2는 정말 오래했다. 그때쯤 집앞 대학가 PC방들이 경쟁을 시작했고, 한시간에 500원, 300원짜리 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일요일은 PC방으로 달려가야 했다. 한자리 맡으면 점심먹을 때까지 재떨이 같은 공간에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했지만 정말 못했다.

 

워크래프트 3가 나왔지만 그렇게 오래 하지 않았다. 고2부터 게임을 하지 않고 공부를 했다.

 

그렇게 대학에 가고, 1학년이 끝나고 휴학을 했다. 8월에 군대를 가기 전까지 팡야를 했다. 짧지만 강한 패인 생활이었다.

2005년도 였다. 이 말도 안되는 골프 게임을 엄청 열심히했다. 방향키로 타이밍에 맞게 커맨드를 넣으면 캐논샷, 백스핀샷 같은 특수기술이 나온다. 물론 엄청난 효과 화면과 함께. 이건 잘하고 싶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바람, 지형 등을 고려해서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이었고, 결국 중간 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게임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미친 난이도를 플레이어들의 연구로 뚫어낸 중독성 게임이었다.

 

군대를 다녀왔다. 프로야구에 심취했던 나는 슬러거라는 게임을 하게 되었다. 이건 우리과에서 안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우리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에서 문화상품권도 발행했었다. 아버지가 분기마다 몇장 씩 문화상품권을 주셨고, 난 슬러거에 문화상품권을 썼다. 내 처음이자 마지만 현질이었다. 그만큼 열정 넘쳤다. 학교 과룸에서 했던 슬러거는 정말 정말 내 학업 스트레스를 다 없애줬다. 난 엄청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과에서 개최한 대회에서 운 좋게 일등도 했었다. 게임해서 처음 일등했다.

 

그리고 디아블로3가 나왔다. 이 끔찍한 게임이 없었더라면 난 대학원 생활을 못 이겨냈을 것이다. 정말 랩실 다녀와서 집에 앉아 담배피고 디아블로3만 했다. 그리고 취직을 했다. 취직하고 더 힘든 시기를 지나오며, 난 정말 디아블로3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회사 동기의 한마디에 배틀그라운드를 하게 된다. 정말 내가 인생 제일 열심히 한 게임은 배그다. 돈도 있겠다 게임한다고 컴퓨터도 업그레이드하고, 마우스도 몇 개를 바꾸고, 패드도 바꾸고, 모니터도 샀다. 3~4년을 배틀그라운드만 했다. 싱글만 주구장창 했고, 물론 엄청 잘하진 않았지만 1시즌에 10치킨은 넘게 먹었다. 와이프 몰래 새벽에 깨서 했던 기억도 난다.

 

 

게임을 했던 이야기를 적다보니 생각이 드는 걸 정리하면

 

난 게임을 항상 혼자서 한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 편하게 즐기기 보다는 실력을 재고있다. 캐릭터를 비교하고 있는게 너무 쓸데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속도가 있는 게임을 하는게 좋았다. 참 게임도 같이하면 정치같아서 생각을 합쳐서 해야하는데, 나는 그런 생각들이 내 생각과 맞지 않으면 재미가 없었다. 남의 손이 탄 1등은 즐겁지 않다. 일할 때도 남의 일에 숟가락 얹기 싫어하는 성격인 거랑 통하는 면인 것 같다. 

 

게임을 왜 하냐?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게임은 긍정적인 면도 많다. 어디가서 나쁜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시며 몸을 상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조용히 집에서 혼자 해결하는 취미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힘들어도 어디가서 말할 데가 없다. 누가 들어주지도 않는다. 친구들은 술만 따라 준다. 다 힘들다고 한다. 정말 힘들 때는 그냥 게임을 하는게 나을 때가 많았다. 인생에 한 부분이 되어준 게임.. 너무 고맙다. 아직도 게임을 좋아한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뿐. 날 잘 살아오게 해준데에 좋은 지분이 충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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